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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주한 것이 아니다, 잠시 이 도시에 머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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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관광지 정보나 숙박 팁이 아닌, '경계에 서 있는 여행자'로서 제가 살아가는 방식에 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호텔리어로 일하며 수많은 손님을 맞이하고 보내는 삶을 살다 보니, 삶을 바라보는 방식이 조금씩 바뀌었습니다. 1. 부산의 기억, 제주의 바람, 그리고 여수의 오늘 저는 부산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대도시의 활기와 거친 바다의 기운이 늘 제 곁에 있었죠. 이후 첫 직장을 따라 제주로 떠났습니다. 많은 이들이 '제주 이주'라며 축하를 건넸지만, 저는 그 표현이 어딘지 모르게 낯설었습니다. 제주에서의 시간은 아름다웠지만, 저는 그곳에서도 언제든 떠날 준비를 하는 여행자의 마음으로 살았습니다. 내 방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내 소유가 아님을 인정하는 연습을 했죠. 그리고 1년 전, 저는 다시 짐을 꾸려 이곳 여수로 왔습니다. 여수 시민들은 저를 보고 "이사 오셨네요"라고 하시지만, 저는 속으로 조용히 답합니다. "아니요, 저는 이주한 것이 아닙니다. 이 도시에 잠시 머물고 있을 뿐입니다." 2. 정착(Settlement)과 거주(Dwelling) 사이의 미묘한 차이 사람들은 흔히 집을 사거나 주소를 옮기면 정착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제가 지향하는 삶은 '여행하듯 거주하는 삶' 입니다. 관광객처럼 수박 겉핥기식으로 스쳐 지나가지 않되, 그렇다고 해서 그 도시의 관습과 틀에 완전히 매몰되지도 않는 적당한 거리 두기. 그 거리가 확보될 때 비로소 도시의 진짜 매력이 보입니다. 여수의 돌산대교 야경이 매일 봐도 질리지 않는 이유는, 제가 이곳을 평생 살 곳이 아닌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아름다운 정거장' 으로 여기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머묾을 일시적인 것으로 규정할 때, 오늘 보는 노을은 훨씬 더 귀한 선물이 됩니다. ...